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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yabhorrent: Death Rides at Dawn

Occultus가 Mayhem에서 조금만 더 버텼어도 훨씬 유명해졌을텐데

이 1989년에 결성된 데스메탈 밴드는 정규작으로는 이 3곡뿐인 7인치 EP만을 발표했지만 생각보다는 이름이 꽤 알려져 있는 편이다. 충분히 괜찮은 앨범이기 때문에 알려진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Occultus가 마이크를 잡고 있다는 게 더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Euronymous와 함께 악명 높은 블랙메탈 샵 “Helvete”를 만든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가 참여한 시절의 음원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닌 걸로 알고 있지만)Dead가 사망한 이후에 Mayhem의 ‘땜빵’ 보컬리스트를 맡았던 인물이었다. 덕분에 내가 알기로는 이 밴드는 노르웨이 최초의 데스메탈 밴드들(그리고 콥스페인트를 처음으로 했던 밴드들. 사실 콥스페인트가 블랙메탈 밴드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중 하나라는 식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최초인지 아닌지는 별 관심이 없고, 최초이더라도 그게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다는 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실 Occultus가 훌륭한 보컬리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부르고는 있지만 그렇게 묵직하게 느껴지는 목소리까지는 아닌지라 자칫하면 연주와 따로 놀아버릴 위험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그리고 이 앨범의 개성이기도 한데) Occultus의 보컬 스타일은 전형적인 데스메탈 보컬보다는 블랙메탈과 데스메탈의 중간 정도인지라 그런 면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묵직하지는 않으니만큼, 대신 날카로운 고음을 문득문득 들려주는 방식으로 곡을 풀어나가는지라(특히 ‘Death Rides at Dawn’) 보컬의 단점이 그리 눈에 띄는 것도 아니다. 굳이 불만스러운 부분을 찾는다면 클린 보컬이 등장하는 ‘Occultus Brujeria’일 것이다(사실 곡명부터 마뜩찮은 이름이긴 하다. 내가 Brujeria를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그런가).

게다가 ‘1991년의’ 데스메탈임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리듬 파트가 곡을 꽤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사실 이 시절의 많은 밴드들이 그렇듯이 데스메탈의 정형에 비해서는 스래쉬의 영향이 좀 더 느껴지는 편인데, 아무래도 [Scream Bloody Gore] 같은 앨범의 느낌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힘들게 느껴질 수준의 음질을 이겨낸다면 충분히 날카로움을 찾을 수 있는 리프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반 잡지나 해설지에서 예전에 쉬이 찾을 수 있었던, ‘발전 없고 매번 했던 것만 계속하는 고루한 장르’라는 식의 데스메탈 얘기가 과연 얼마나 들어보고 하는 얘기일지를 다시금 의심스럽게 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컬렉터들은 Seraphic Decay라는 레이블에 더 관심을 가지겠지만,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앨범이다. 1991년에 발매된 앨범인지라 가격대가 많이 올라가긴 했지만, 은근히 자주 보이는 앨범인데다 가끔 보면 10유로 이하의 가격에 이 앨범을 내놓는 자비로운 양반들도 넷상에 꽤 보이는지라, 지금도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3.5 Stars (3.5 / 5)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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