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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mentor: Anno Domini

Atilla Csihar가 괴물 보컬리스트인 이유


Attila Csihar가 마이크를 잡은 덕에 이 헝가리 밴드는 그 출신을 감안하면 정말 많은 명성을 얻었다. 물론 이 밴드 자체가 블랙메탈의 프론티어 중 하나라는 것도 확실할 것이다. 밴드의 이름을 알렸던 이 앨범은 뒤에 Nocturnal Art에서 재발매되기 전에는(Deathlike Silence Prod.의 재발매 계획이 있었으나, Euronymous의 사망으로 이는 백지화되었다) 데모 테입만 존재하는 앨범이었다. 즉, 이 앨범은 엄밀하게 말하면 정규반이 아니라 데모 앨범이고, 재발매 이전에는 소수의 테입만이 언더그라운드의 트레이딩을 통해 유통되었던 것인데,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 밴드는 ‘그럼에도’ 꽤 유명해졌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정작 이 앨범은 덕분에 재발매된 이후에도 재발매 이전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거나 하지는 못한 듯하다. 앨범이 재발매된 1995년에는 이미 이들의 음악은 ‘클래식’한(바꿔 말하면 좀 옛날 냄새 나는) 것이 되었고, 밴드의 다음 앨범(이자 공식적인 첫 앨범)이었던 [Recipe Ferrum! 777] 은 이전의 밴드의 곡들과는 공통점을 찾기 힘든 실험적(이고 거친 유머가 섞)인 작품이었으니 이들이 다시 조명받을 기회도, 이유도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Tormentor는 이미 80년대부터 완성된 형태의 블랙메탈을 들려주던 밴드였다. Mayhem 같은 이들의 80년대 데모가 이들이 딜레탕트에서 뮤지션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즉 혹평한다면 Venom의 아류에 가까울 사운드를 들려주는 정도였다면 이들은 이미 동시대에 자신들의 색채를 가지고 있고, 연주 등의 부분에서도 당시의 다른 블랙메탈 밴드들에 많이 앞서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아마 테크니컬한 기타 연주(거의 Iron Maiden 수준)가 등장하는 ‘Lyssa’ 같은 곡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당히 많은 스타일들이 혼재하고 있다는 것도 이색적인데, 90년대 블랙메탈의 ‘스타일’이 정립되기 이전이었고, 스래쉬메탈이 아직 열기를 갖고 있던 시기여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Heaven’ 같은 곡의 리프에서는 초기 Slayer([Reign in Blood] 이전의) 등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좀 더 어둡다는 점에서는 Possessed 같은 밴드를 떠올리는 것도 맞을 것이다.

그리고 Tormentor는 블랙메탈 밴드로서는 보기 드물 정도의 서사를 보여주던 밴드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밴드의 가장 잘 알려진 곡일(물론 Dissection의 커버 덕분일 것이다) ‘Elisabeth Bathory’는 조금 느슨한 행진곡풍 리듬으로 진행하다가 퍼즈 톤의 리프를 등장시키면서 거칠고 두터운 사운드를 보여주다가도(개인적으로는 Darkthrone이 잘 하는 진행 방식을 예기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포크 바이브 강한 리프와 함께 템포를 바꾸면서 새로운 국면에 이르고, 그 전체적인 양상은 아주 ‘매끄럽다’. 덕분에 곡은 강경하고 어두운 분위기이지만, 묘한 유머를 제시하기도 하는 면모를 가진다. 또 다른 예는 ‘Beyond’ 같은 곡일 것이다.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분위기의 전개나 솔로 연주 등은 이 당시의 초기 블랙메탈 밴드의 곡이라기에는 이색적인 모습들인데, 이걸 이후의 심포닉 블랙메탈이 영향받았다면 과장이겠지만, 적어도 이들이 직선적이고 올드한 사운드 구성 이상의 것에도 강점이 있었음은 분명할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역시 시대가 시대인지라, 이들의 직선적인 스래쉬풍 리프의 곡들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사실 이런 곡들이 당시의 Tormentor를 대표하는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전술했던 ‘Lyssa’ 같은 곡도 있지만, ‘Apocalypse’와 같은 Slayer의 느낌을 강하게 주는 곡도 있고, ‘Tormentor II’같은 곡은 더욱 클래식하게, Andy La Rocque를 연상케 하는 리프를 들려주기도 한다. Atilla의 보컬이 Tom Angelripper를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면 조금 억지일 수도 있겠지만(그의 보컬은 [De Mysteriis Dom Sathanas]와는 조금 다른 접근을 보인다), 왜 Mayhem이 굳이 부다페스트 출신의 보컬리스트를 초빙하였는지는 아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Damned Grave’에서의 ‘Haunt in Transylvania!’라는 포효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익히 알려진, ‘거칠고 올드한 초기 블랙메탈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이 앨범은 거의 최고의 선택일 것이고,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들이 Mayhem에서 노래했던 Atilla Csihar의 밴드 정도로만 알려지는 것은 확실히 곤란한 일이다. 장르의 팬이라면 많이들 들어보셨을 앨범이니 이 정도로만 하자.

덧붙임:
1. 밴드는 1986년에 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앨범은 알려진 바로는 두 번째 데모 앨범이다.
2. Album Information 란의 커버가 이 데모 앨범의 원래 커버이지만(테이프 커버), 사실 잘 알려진 것은 Nocturnal Art의 1995년 재발매반 커버(아래 왼쪽)일 것이다. Saturnus Prod.에서 나온 2008년 재발매반은 또 다른 커버(아래 오른쪽)로 발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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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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