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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o: Toto XIV

새삼 거장의 진가를 확인하다

‘Toto’라는 말에 ‘복권’이나 ‘변기’말고 ‘Africa’, ‘Rosanna’, 그리고 ‘최고의 세션 연주자’ 등이 떠오른다면 이들의 새 앨범을 반길지도 모르겠다. 만약 당신이 대중음악가, 혹은 대중음악가를 꿈꾸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Toto는 ‘음악가가 꼽는 음악가’로 잘 잘 알려진 밴드다. 대중적 멜로디와 예술적 기교를 잘 버무려낸 작곡, Steely Dan을 비롯한 수많은 유명 음악가가 앞다투어 앨범에 초빙할 정도로 뛰어난 연주력은 특히 한국의 세션 연주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사실 이건 Toto에게 큰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의 노래가 아닌 ‘Beat It’에서의 기타 연주라든가 Ghost Note 같은 드럼 연주로 기억되는 밴드라는 게. 물론 [Toto IV](1982)는 굉장한 앨범이었다. Billboard Hot 100 Chart 1위 곡을 배출한데다, Grammy Awards 7개 부문을 휩쓸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문제는 사람들이 그 앨범만 기억한다는 것. 그래도 1990년대가 되기 전에는 꾸준히 히트곡을 만들어냈으나 1992년 8월, ‘세계 최고’로 꼽히던 드러머 Jeff Pocaro가 약물 중독에 의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후로는 이렇다 할 상업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

말이 나온 김에, Toto는 약물 문제로 항상 골치를 앓았다. Bobby Kimball과 Joseph Williams – 밴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보컬리스트 – 역시 약물 문제로 팀에서 탈퇴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앨범마다 멤버가 바뀌는 진통을 겪었는데, 기타리스트 Steve Lukather 하나만이 모든 앨범에 참여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어쩌면 Toto가 실력만큼의 명성을 얻지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탈퇴한 멤버들과도 계속 교류하는 것을 보면 심성도 좋은 사람들인데 왜 이리 박복한지 모르겠다. 2015년 3월에는 베이시스트 Mike Pocaro가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으로, 앞서 2014년에는 두 번째 보컬 Fergie Frederiksen이 암으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는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이런 와중에 새 앨범. [Toto XIV]가 발표되었다. 그래,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나. [Falling in between] 이후 10년 만의 스튜디오 앨범이다. 창단 멤버인 베이시스트 David Hungate가 30년 만에 복귀했고, 무엇보다 보컬리스트 Joseph Williams가 다시 밴드와 합을 맞추게 되었다. ‘Stop Loving You’에서의 미성을 그리워했던 필자 같은 사람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멤버들의 앨범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키보디스트 스티브 포카로는 “우리는 이 앨범을 ‘Toto V’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Toto IV]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그렇다. 씬의 상황을 떠나 순수하게 내용물만 평가한다면 [Toto XIV]는 그럴 자격이 있는 앨범이다. ‘대중적 멜로디와 예술적 기교’와 ‘뛰어난 연주력’의 조화는 세월을 무색하게 한다. Toto의 앨범에서 기대되고 예상되는 모든 것이 그대로 담겼다. ‘Running out of Time’의 헤비함과 ‘21st Century Blues’의 진득함에 조금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Toto 앨범들에는 항상 이런 노래들이 있었다. [Kingdom of Desire](1993)에서는 특히 더 진했고. 너무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The Little Things’ 같은 Toto표 발라드도 수록되어 있으니.

Toto의 잘 드러나지 않는 강점 중 하나는 멤버 전부가 노래를 웬만한 보컬리스트보다 잘한다는 데 있다. 개인적으로는 키보디스트 David Paich가 전렴을 부르고 메인 보컬리스트가 후렴에서 터뜨리는 구성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Rosanna’(1982), ‘Stranger in Town’(1984), ‘Home of the Brave’(1988)를 잇는 노래가 ‘China Town’이다. 특히 David Paich – Joseph Williams로 이어지는 구성은 27년 만이라 감회가 새롭다.

결론은 무조건 사라. 앨범 커버는 왠지 10년 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구리지만.

4 Stars (4 / 5)

 

About 박근홍 (5 Articles)
이명... 박... 같은 개드립을 언제나 치려고 노력 중인 팟캐스트 방송인. 부업으로 밴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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