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Articles

TOYO: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단, 소리에 대한 원인 규명을 해보고 싶은 바람이에요.

몇 년 전, 작곡가 ‘박근태’, ‘윤일상’, ‘조영수’, ‘신사동 호랭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인상적이었던 건 작곡 방식이었는데, 모두가 각자만의 방법을 갖고 있었고, 어떨 때는 정반대의 방식을 고수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조영수는 가수가 낸 모든 곡을 듣고 시작하지만, 박근태는 가수가 발표한 곡들을 듣지 않는다.)

토요의 인터뷰에서도 그 부분이 신선했다. 아래에서도 나오겠지만, 그는 새로운 소리와 방법에 관심을 둔다. 그리고 그 관심에 대한 의문이 해결될 때까지 놓지 않는다. 여기서 그의 진가가 나온다고 본다. 많은 작곡가가 신기술을 만나 만지는 것에 그칠 때, 그는 하나의 곡을 발표하니까. 실행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트렌드에 충실한 것 같은 그의 음악은, 결국 트렌드를 따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트렌드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다. 레퍼런스가 난무하는 한국 대중음악 시장 안에서 그의 음악에 대한 기대를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게 아닐까. 접근하는 출발의 위치가 남다르니까.

toyo_profile_white

싱글 [Cashmere](2017)부터 얘기해보자. EP [FABRE](2016)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음악적 깊이와 철학이 엄청 뚜렷하진 않아요. ‘좋으면 만들어야지’라는 이런 느낌이어서 딱히 스타일을 다르게 잡은 이유는 없고, 올해부터는 좀 더 대중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어요. 그래서 보컬도 넣게 됐고요.

‘Ashe’가 작사, 작곡에서 동반자로 참여했다.
‘Ashe’는 ‘큐브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었어요. 그 친구도 여성 알앤비 아티스트를 좋아하는데, 소속사에서 요구하는 방향과 달라서 나오게 됐죠. 그래서 ‘같이 해보자‘ 해서 하게 됐어요. 트랙을 먼저 만들고 탑 라인을 붙이는데, 둘이서 라인이 되게 비슷하게 나오면서 잘 맞았어요.

cashmere

3곡에 대한 피처링이 모두 기재되지 않았다.
모두 ‘Ashe’에요. 같은 이름으로 곡 제목에 모두 매달면 조금 지저분하게 보일 것 같아서 한 곡에만 쓰게 됐어요.

음원사이트에 따로 가사를 등록하지 않았고, 보컬의 가사 전달도 뚜렷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가사에 큰 신경을 써서 듣지는 않아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리고 이번 같은 경우 저희가 쓴 가사 그대로 ‘Ashe’가 불렀는데, ‘Daydream’과 ‘Nightingale’의 경우 가이드가 훨씬 느낌이 좋았어요. 그런데 가이드 녹음 시 불렀던 가사가 최종 가사와 맞질 않아서 아예 음원 사이트에 등록을 안 하게 됐어요.

그간 발표한 EP와 싱글 커버가 모두 인상적이다.
[FABRE]는 이홍민 작가님이 만들어주셨어요. 개인적으로 무조건 멋있는 걸 싫어하는데, 이홍민 작가님도 멋있으면서 귀여운 요소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FABRE]에도 그런 부분이 반영됐고요. ‘SWATCH’(2016) 이후로는 소속사(VU 엔터테인먼트)의 전담 디자이너(김창윤, 장유정)가 봐주고 계세요.

coverstory
[FABRE], [Cashmere]란 이름은 어디서 나오게 된 것인가?
[Cashmere]의 경우 음악이 봄의 느낌이 나고, 몽글몽글해서 뭔가 ‘패션적으로 가자’하게 됐어요. 초반에는 만들어놓은 커버 디자인이 되게 많았어요. 분홍색도 있고, 남성적인 것도 있었고요. 소속사 대표님의 의견이 어느 정도 들어가서 현재 바탕색으로 나오게 됐죠. [FABRE]는 위인이지만, 뭔가 특이한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멋있지만 뭔가 빈틈 있는? 그것 말고 딱히 이유는 없어요. (웃음)

최석과 함께한 듀오 ‘Like, Likes’ 이후 홀로서기 했다.
‘텔레파시’의 멤버 최석 형은 요즘 대중가요가 새로운 장난감이에요. 그래서 재밌게 갖고 놀고 있고, 저는 아직 다른 부분에서 해소가 안 된 거죠. ‘대중가요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자’라는 것에 대한 미련이 남아 ‘저는 좀 더 하다 갈게요’ 하면서 혼자 내게 됐어요. 최석 형은 어제도 전화할 정도로 절친이에요. 내년에 대중가요도 같이 할 것 같고요.

트렌드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편이에요. 뮤지션 토요의 음악에서는 ‘나의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겠다’는 자세는 아니에요. 저는 클래식 연주 들으러 공연장 가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클래식과 구분하는 게, 클래식에선 이미 오리지널리티한 게 있기에, 제가 하는 쪽에서는 ‘나도 만들 수 있네’ 정도의 해소로 접근해요.

트렌드에 신경 쓰지 않는 뮤지션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그런 뮤지션분들 되게 존경해요. 국내 일렉씬에서는 ‘Bagagee Viphex13’나 ‘타이거 디스코’ 같은, 이런 외길 인생 가는 분들 리스펙트해요. 저는 완전히 반대의 길이니까요. 저는 트렌드를 따라간다기보다는 결국 이런 소리가 나왔으니 원인 규명해보고 싶은 느낌으로 접근해요.

요즘 편곡에서 자주 보이는 방법의 하나는 미니멀리즘인데, [Cashmere]도 이 노선을 잘 따르고 있다.
트랙이 꽉 찬 상태에서 보컬이 들어가면 중구난방으로 부딪히는 느낌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보컬을 염두에 두다 보니까, 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작업하게 됐어요. 딱히 미니멀리즘을 하기 위한 건 아니었고요.

[Cashmere] 같은 느낌을 다시 만들 생각이 있는가?
네. 가을, 겨울 때쯤에요. 여름에는 파티튠으로. 철저하게 상업적으로요.(웃음)

음악을 늦게 시작한 것 같다.
어머니가 미술 하시고 아버지가 패션 쪽에 계시다 보니, 어릴 적부터 집에서 Nirvana와 Pink Floyd는 물론이고 늘 클래식과 컨트리가 들렸어요.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때 밴드도 하고 그랬죠. 그러나 고등학교 당시 실용음악 입시 준비를 접으면서 광고홍보학과에 들어가게 됐고, 자연스럽게 대학 때는 헤비 리스너가 되더라고요. 음악 제작 프로그램은 2007년에서야 만나게 됐어요. 당시엔 음악을 만들기보다는, 그 프로그램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더 궁금하더라고요. 2008년부터 집중했었고, 2012년에 여자친구와 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종일 만지게 됐어요.

그전에는 다른 일을 했던 것인가?
어릴 적부터 제가 하고 싶었던 게 3가지가 있었는데, 광고, 음악, 의류였거든요. 그래서 한 번 다 해보고, 어느 정도의 목표까지 도달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어요. 좋은 광고 대행사를 들어갔지만 출퇴근길을 평생 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3달 만에 사표를 내고, 의류를 하다가 2012년 말에 그만두게 됐어요. ‘음악은 서른두 살에 하자’라는 목표가 있었거든요. ‘그때쯤이면 재정적으로 쌓여 있지 않았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중요한 얘기라고 본다.
광고홍보학과 다니다 보니 현재보다 더 현실적이었나 봐요.(웃음) 지금도 레슨생들에게 절대 직장 관두고 음악 하지 말라고 해요. 제가 관둬봤는데, 안 해요. 어차피 하는 시간은 똑같거든요. 그래서 서른한 살 때 의류를 관뒀어요. 이러면 음악 못할 것 같아서요.

데뷔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2013년부터 매일 하루 계획표를 만들어서 연습하고 공부했어요. 그러다가 최석 형의 부인이 대학교 동창이라 예전부터 형을 알고 있었는데, 사운드 클라우드와 페이스북에 제 작업물을 올리다 보니 형에게 연락이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스터디 개념으로 같이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앨범이 나오게 된 거죠. 덕분에 현재 소속사도 들어가게 되고, 첫 무대를 [글로벌 개더링]에 서게 됐고요. 형의 도움이 굉장히 컸어요. 늘 고맙죠.

TOYO_Profile

JYP 퍼블리싱의 소속 과정이 궁금하다.
‘VU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하던 중, ‘JYP 엔터테인먼트’ A&R에게 리믹스 해달라고 먼저 연락이 왔어요. 그게 GOT7의 ‘A’ 였어요. 이후 박진영 PD님이 몇 번 편곡해달라고 요청해서 했는데, 마음에 드셨는지 계약하게 됐어요. 처음 요청이 들어왔을 땐 사기인가 했어요. ‘이거 뭐 리믹스해서 되겠어?’ 라는 생각이었거든요. (웃음)

퍼블리싱 회사는 어떤가?
‘JYP 퍼블리싱’은 매우 만족해요. 세금 문제도 매우 깔끔하고, 부정적인 행동을 할 경우 무조건 퇴사에요. 인성 중심의 회사죠.

함께 작업한 원더걸스, GOT7 등의 멤버들에 대한 의견도 궁금하다.
엄청 잘해요. 되게 존경할 부분이 많아요.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일반적으로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연습량이 확연히 틀리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그런 환경 속에서 살아서 그런지, ‘아 될 놈들이구나’라는 느낌이 있어요.

작곡가로서 교류하고 싶은 다른 회사가 있나?
‘SM 엔터테인먼트’요. 프로덕션 자체는 굉장히 좋아해요.

작곡가 입장에서 한국 메이저 씬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현재는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음원 순위와 홍보 채널이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히 팬덤 위주로 흘러가니까요. 또한 해외 음악 레퍼런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있고요. 유통 창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긍정적인 면은?
트렌드를 본인에게 잘 녹이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딘이나 박재범이요. 더불어 예전 음악 차트에 비해 장르적으로 파이가 많이 넓어졌다고 봐요.

국내 전자음악씬에 대한 시선도 궁금하다.
긍정적인 편이에요. 특히 테크니컬 면에서는 굉장히 강점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되게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씬 자체는 파이가 작아서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부분은 우리가 알아서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뮤지션 토요와 작곡가 토요의 기준선은 어떻게 두는가?
대중가요 할 때는 철저하게 시장 분석을 하고 해요. 예를 들어 중국 시장을 고려한다면 중국 소스를 넣어요. 넣을 때도 그쪽 대중이 좋아하는, A&R이 좋아하는 요소를 넣는 것에 고민하죠. 반대로 토요의 음악은 그냥 자다가 일어나서 뭐 해볼까 하는 느낌이에요.(웃음) ‘이런 음악이 있는데 해볼까?’ 하고 캐주얼하게 접근하는 편이죠.

뮤지션으로서의 욕심을 뒤늦게 내는 느낌이다.
뒤늦게 데뷔해서 개인 음악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더 있는 것 같아요.

풀 앨범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소모가 빠르고 트렌드가 너무 빠르다 보니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싱글을 자주 낼 생각입니다.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