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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n Rome: The Promise

원 히트 원더라면 빠질 수 없지

이 밴드, 원 히트 원더를 논할 때 선두에 서야 하지 않나라고 강력히 주장해본다. 1988년 ‘빌보드’ 댄스차트 1위에 올랐던 When in Rome의 ‘The Promise’다. 편의상 뉴웨이브, 신스팝으로 소개되지만 기-승-전-결을 완벽히 갖춘 구성, AOR 사운드를 방불케 하는 연출, 1980년대 팝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비장함과 장엄함을 두루 갖춘 명곡이다. 간혹가다 흥얼거리게 되는 지나간 곡들이 있다. 정말 의식도 하지 못한 채, 잠재의식을 깨우며 긴 꼬리를 남기는 그러한 노래들이 ‘좋은 곡’의 어떤 기준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뭐 다시 저 뮤직비디오를 보면 100% 마음에 드는 것만은 아니다. 과도한 클로즈업은 당황스럽고, 황소를 때려잡게 생긴 보컬은 어울리지 않게(이 분야의 갑은 Christopher Cross일 테지만) 수줍은 보이스를 들려주며, 저 여인네는 도대체 왜 나오는 건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것조차 팝 황금기가 낳은 하나의 유산으로 간주한다면 씩 웃으며 영상을 볼 수 있다. “당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주위를 둘러봐요. 내가 있어요”라는 오금저린 가사조차도 말이다.

밴드는 음반 1장만 달랑 남기고 1990년 해산했다(고 썼는데 찾아보니 2006년 재결성했다고 한다 헐). 팝 역사에 새겨질 정도로 중요했던 밴드는 아니었을지언정, ‘The Promise’는 내겐 여전히 가슴 한 구석을 후비는 곡으로 남아있다. 참고로 여기 올린 ‘The Promise’는 싱글 버전이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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