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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A New Leaf

오름 엔터테인먼트의 새 간판

굳이 ‘복고’나 ‘레트로’ 등의 단어를 붙이고 싶지 않다. 김진아의 음악은 분명 새로운 스타일에 기반을 두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과거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A New Leaf](2020)는 근래에 만나기 어려웠던 감성이 자연스럽게 묻어있는 EP다.

정보를 몰랐을 땐 잠시 착각을 하기도 했다. 이 음악의 궤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나 ‘동아뮤직’ 같은, 1990년대 라디오에서 자주 듣던 가요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선율의 이동과 서정적인 노랫말, 그리고 팝임에도 밴드 구성에 충실한 사운드는 그 접근과 작법에서 ‘요즘 방식’과는 확연한 차이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꾸준히 씬에 관심을 둔 이라면 이력에서 금세 익숙했던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루시드폴’의 세션 멤버였고, 코러스의 대부 김효수와 함께했던 밴드 ‘도트’의 건반주자. ‘9와 숫자들’에서 적지 않은 편곡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편곡자. 그녀가 김진아다.

수록된 4곡은 짧지만, 분명하다. 특히 더블 타이틀로 내세운 ‘아무것도 아니예요’와 ‘사라지지 마’는 밴드 사운드를 썼다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 가사와 멜로디 모두 옛날에도 들었고, 지금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와 톤을 제시한다. 오랜 시간 동안 지닌 ‘한국만의 서정적인 음악 형식’의 가치를 끄집어낸 셈이다. 나아가 이러한 존재의 등장은 K-POP 열풍으로 가려진 한국만의 ‘팝 사운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한국 대중음악이 가졌던 감성 중 하나가 무엇인지를 소개한다.

물론 이런 조화 속에 틈도 있다. 김진아는 수록된 4곡 모두 보컬로써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렸다. 그런데도 야심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건, 곡을 만든 이가 노래의 감정선을 가장 올바르게 전달할 인물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뮤지션으로서의 시선도 훌륭하지만, 대중성도 결코 놓치지 않은 EP. 9와 숫자들 이후 소속 레이블은 오랜만에 흥행성을 고민해도 될 뮤지션을 품게 됐다.

3.5 out of 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73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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