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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남과 환자들: Ugly Mothers Club

신해남과 환자들 2019 _ 2

 

자유와 젊음, 에너지를 함께 녹여낸 스케이트 펑크 싱글

젊다. 스케이트 보더들의 일상을 다룬 영상. 거리를 달리고, 하늘을 난다. 그러다 가끔 넘어진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씩 웃는다. 특별한 목표는 보이지 않고 이상도 없다. 그저 순간을 즐겁게 살고 싶은 것 같다. 밴드의 다섯 번째 싱글 ‘Ugly Mothers Club’은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요약이다. 살살 눈치를 보거나 시류를 따라가지 않기. 이러한 태도는 기존에 공개했던 싱글 ‘On My Way’나 ‘Like It!’에서도 드러났던 바다. 하지만 ‘Ugly Mothers Club’은 이보다 더 날렵하다. 간결한 몸놀림을 바탕으로 경쾌하게 움직인다.

폭발한다. 음악적으로 볼 때 ‘Ugly Mothers Club’은 스케이트 펑크/팝 펑크다. 스케이트 펑크란 1980년대 초반 미국 서부 신에서 만들어진 펑크의 하위 장르. 헤비한 기타 리프와 강조된 베이스, 빠른 템포,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를 특징으로 한 음악이다. 초반부 기타 라인은 노에프엑스나 페니와이즈의 음악을 떠오르게 만든다. 든든한 베이스와 드럼이 뒤를 받친다. 에너지가 끓어오른다. ‘야간비행’과 ‘너의 태양은 어디에’가 정서를 일깨운다면 ‘Ugly Mothers Club’에선 ‘야성적 질주본능’을 만끽할 수 있다.

 

UGLY MOTHERS CLUB by HEYNAM SiN X PATiENTS _ Cover _ web

 

안정됐다. 더불어 팀의 프런트를 담당하는 신해남의 보컬 또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이다. 합주를 해보며 여러 스타일을 실험한 결과다. 가사 전달력이 향상됐고 표현력 또한 과거보다 월등히 좋아졌다. 힘을 실을 때와 뺄 때를 정확히 알게 됐다. 가사의 핵심부 “너의 눈동자 너의 입술 너의 손가락까지 내가 신경써야 해?”를 들여다보면 된다. 격한 감정을 터뜨리지 않는다. 그냥 편하게, 무덤덤하게, 무심하게 가사를 훑고 지나간다. 그런데 그게 더 어울린다. 억지로 노래를 잘 하겠다는 생각이 없다. 어디까지나 밴드의 구성원으로 기능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복합적이다. 리더 조수민에 의하면 곡의 가사는 밴드의 가사와 영상을 검열하려는 몇몇 단체들에 대한 불만과 분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보니 ‘Ugly Mothers Club’이라는 제목에서도 레이건 시대 미국 대중문화를 지배했던 전설적인 검열 단체 ‘Parents Music Resource Center(가사검열위원회)’가 연상된다. 별다른 정보 없이 들었다면 단순히 연인의 사랑으로 읽힐 법한 노랫말. 하지만 어느 순간 의미가 확장된다. 열린 텍스트가 된다. 지금까지 이들이 썼던 가장 멋진 가사가 아닐까 한다.

다음 스텝을 기대하게 한다. 그간 조수민은 페이션츠 활동을 통해 오소독스한 펑크부터 OMD, 토크 토크, 큐어로 대변되는 뉴웨이브/포스트 펑크까지 다채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자신만의 세계를 일궈왔다. 그가 보컬리스트 신해남을 포함한 다른 멤버들과 더불어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궁금하다. 바이닐로 발매된다는 이 싱글이 그간 발표했던 곡들과 묶여 과연 EP나 풀렝스 형식으로 묶여 나오게 되는 것인지 말이다. 어쨌든 당분간은 ‘Ugly Mothers Club’만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겠나.

 

About 이경준 (147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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