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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R: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젊은이가 록을 하는 것’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이었다. 이 질문은 여러 뿌리로 나뉠 수 있다. ‘왜 아월(OurR)은 모던록을 추구하게 됐는지’, ‘그렇게 탄생한 [I](2020)는 어떠한 작품인지’, ‘그러면서 고민되는 것들은 없는지’,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는지’ 등등.

이런 궁금증이 유발된 건, 이제 우리는 20대 초반의 록 밴드를 마주하는 일이 옛날보다 현격히 적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록을 하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로 한국에서 록은 고립된 입장에 처해있다.

그러나 첫 EP를 낸 신인 밴드에 위 질문들을 하고, 답변을 받으면서 앞에 우려는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다. 분명 수요와 공급은 예전만치 않지만, 록에 대한 밴드의 고뇌와 자세는 과거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이 장르에 대해 탐구하고, 연구하는 태도는 시대가 달라져도 같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수가 적어졌을 뿐, 우리는 꾸준히 한국 모던 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것이 아월에 집중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I]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둔 주제는?
이회원(이하 이): 계속 싱글만 내다가 EP를 내고 싶었어요. 사전에 싱글을 낸 것은 나중에 좋게 만들기 위해,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거든요. 그래서 EP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시작’이라는 주제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EP 제작 기간이 길었다.
이: 저희가 작업이 엄청 느려요.(웃음)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한두 곡만 더 만들었으면 정규 앨범의 볼륨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원래 EP를 먼저 내기로 했는데, 작업하는 도중에 곡이 많아졌어요. 1~2곡 더 추가하기에는 너무 늦어질 것 같았고요.(웃음) 정규는 아직 저희한테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싱글에 담긴 곡을 EP에 넣지 않았다.
이: 그러려고 했어요. 기존에 발매했던 건 맨 처음부터 아예 제외했어요.

홍다혜(이하 홍): EP에는 아예 담고 싶은 게 확실히 있었고, 기존에 있는 걸 다시 넣는 건 무의미하다 해서 아예 생각도 안 했어요.

작업 방식이 작사를 먼저 하고 편곡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홍: 네, 저는 그게 편했어요. 메시지 전달이 제일 잘 되는 것 같아요.

이: 순서가 조금 바뀌긴 하는데, 코드 나온 상태에서 작사가 나올 때가 있고, 작사와 코드가 어느 정도 돼서 올 때도 있어요. 거의 반반이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홍: 먼저 만들어져서 온 경우가 많았는데, 그걸 제가 들으면 무슨 느낌인지,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말로 잘 설명해 주는데도 어렵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서 코드만 가지고 새로 만드는 편이에요.

가사의 소재는 어디서 구하나.
홍: 평소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글로 쓰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야 안 까먹고 명확해지잖아요. 그걸 많이 하는 편이에요. 짧은 메모가 됐든 일기가 됐든.

[I]는 자기 자신, 자아일까.
홍: 네. 이번 EP뿐만 아니라 뒤까지 길게 본 EP라서 ‘I’로 시작하는, 이어가는 앨범을 쭉 만들고 싶어요.

EP [I]의 프로듀서로 이회원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이: 원래 팀의 결성은 저 혼자 하려 했는데, 멤버들이 피처링과 세션으로 도와주다가 “그냥 같이 팀을 하자”해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작업도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하게 된 것 같아요. 전부 다 제가 하진 않고요. 나눠서 다 같이 하는데, 아무래도 제 욕심이 많다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동창 중 음악 하는 친구들이 더 있었을 텐데, 딱 이렇게 3명만 모여서 할 수 있게 된 계기가 있을까.
이: 연주를 잘하는 사람과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요. 그렇지 않으면 오래 안 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너무 잘 맞아도 안 좋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너무 안 맞아도 문제라고 봐요. 결정이 안 나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멤버들이 잘 들어주는 편이에요.

드러머가 없는 밴드다. 불편하지 않은가.
이: 많죠. 하다 보며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아 드러머를 영입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본 것 같아요. 그냥 불편한 게 나은 거 같아요. 뭔가 중간에 영입해서 잘 맞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요.

편곡 및 녹음 진행 시 객원 드러머에게는 어떻게 의뢰하나.
이: 일단 제가 대충 컴퓨터로 쳐 놓고, 중간 부분들에 대해서는 객원 드러머에게 맡기는 편이에요.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을 많이들 한다. 밴드인데, 편곡은 어떻게 진행하나.
이: 싱글과 EP로 나눠서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싱글까지는 컴퓨터로 많이 했는데, EP는 정반대로 했어요.

그러다 보면 작업 속도가 늦어질 것 같다.
이: EP부터 생각이 확실히 바뀐 건, 마음에 안 드는데 급하게 내는 게 이상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엔 오래 걸려도 좋게 만드는 게 좋지 않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두 작업 방식의 차이를 느끼고 있는가.
이: 네, 저는 느끼는 것 같아요. 처음에 발매할 때는 크게 느끼지 않았는데, 싱글을 계속 내면 낼수록 아쉬운 게 생겼어요.

장르 경계가 모호하다. 크게 보면 모던록인데, 홍다혜의 보컬은 블루스와 하드록 보컬에 가까운 면이 있고, 그루브를 추구한 부분도 강하고.
이: EP에서는 비슷한 장르라고 봐요. 기존 3곡의 싱글이 전혀 달라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때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여 제일 좋고, 저희한테 맞는 걸 찾아서 EP와 정규까지 가는 과정이었어요. 이제 다음에 나오는 앨범들은 그렇게 바뀌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최근 제비다방 무대에 올랐다.
이: 공연 전까지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가 본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분위기가 되게 좋더라고요. 공간이 되게 마음에 들었어요.

홍: 재밌었어요. 사진을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보내주시는데, 정수리만 보내주시기도 하고요.(웃음) ‘이렇게 해서 보시기도 하는구나’ 했어요.

박진규(이하 박): 제비다방은 관객분들 입장에서 좋았을 것 같아요. 큰 페스티벌 가면 거리감이 꽤 있는데, 여긴 가깝고, 음악도 크게 나온다고 느껴서요. 공연으로서 소통하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해요.

올 초 ‘온스테이지’ 출연은 어땠나.
이: 정말 묘했죠. 회사랑 계약하고 시작할 때부터 온스테이지 나오는 게 하나의 목표 같은 거였으니까요. 학생 신분으로 음악 할 때 계속 보면서 ‘아 나도 저런데 나갈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많았거든요. 긴장도 됐고요.

온라인 라이브에서 홍다혜와 이회원이 서로 포지션을 바꿔 가며 연주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홍: 포지션이 둘 다 겹치니까, 그 곡에서 할 수 있는 최대를 표현하기 위해서 바꿔서 했어요.

박: 그때는 기타 세션이 한 명 더 와서, 여유가 있던 부분도 있었어요.

뮤직비디오에 대한 얘길 듣고 싶다. 촬영 장소도 국외고, 이국적 느낌이 강하다. 이야기의 콘셉트도 신선하고.
이: L.A에서 찍었어요. 사실 뮤비에 대해 저희가 크게 관여한 건 없어요. 저희가 평소 좋아하는 감독님이었는데, 그 감독님께 거의 맡긴 편이었어요. 아무래도 저희의 창작물로 2차 창작물을 하시는 거니까요. 저는 정말 좋았어요. 감독님의 예쁜 영상미와 톤을 원했는데, 잘 나온 것 같아요.

홍: 저도 예쁜 영상미에 정말 동의해요. 사실 귀로는 음악을 듣고 뮤직비디오는 보이는 게 다잖아요. 꽤 만족해요.

박: 저도 시각적으로 되게 만족하고, 받고 난 후 되게 생각하게 되는 뮤비라서 그 점이 되게 좋았어요.

최성민 A&R: 국외 로케인 이유는 정말 단순해요. 감독님이 그쪽에 거주하세요.(웃음)

밴드의 시각화 관련해서 궁금하다. 로고도 있고, 커버도 잘 만들었다.
홍: 들어올 때부터 회사에서 그런 브랜딩화에 대한 워딩을 직접적으로 얘기해 주시면서 진행됐어요. 커버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요.

젊은 뮤지션이 록 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는가.
이: 되게 많죠. 과정과 결과물에 대해 작업을 하면서도 뭔가 다르게 가야 하나 생각도 들고. 지금도 왔다 갔다 하는데, 결론은 항상 록에 더 가까운 걸 하고, 하고 싶은 걸 만드는, 아직은 멋있는 걸 위주로 만드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취향과 대세를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지금은 그런 생각이 안 들어요. 나중엔 모르겠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록은 어떤가.
이: 저희 나이 또래가 바라보면, 음악을 안 하는 주변 친구들은 아예 관심이 없죠.

아월이 영향받은 뮤지션은?
이: 저는 솔로로 하다가 팀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맨 아이 트러스트(Men I Trust)’라는 밴드 때문이었어요. 그 밴드가 셋이서 딱 저희와 포지션이 겹쳐서, 결성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홍: 저는 같이 하고 나서 훨씬 더 많은 음악을 접했어요. 전에는 솔로 가수를 좋아했는데, 동료들이 밴드 음악을 많이 알려주면서 ‘넬(Nell)’을 굉장히 좋아하게 됐어요. 그래서 넬한테 많은 영향을 받게 됐고, 엄청 빠지게 됐죠.

박: 밴드 음악으로 치면 저는 ‘쏜애플(THORNAPPLE)’ 영향이 제일 크긴 했어요. 원래 같은 레이블인 줄도 몰랐어요.

같은 레이블인 걸 알았을 때는?
박: 그땐 정말 신기했어요(웃음). 지금은 회사 내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밴드예요.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은 갖고 있는가.
홍: 두 번째 EP를 준비 중이에요. 첫 번째와 이어가는 얘기일 거고. 녹음 들어가기 직전 정도로 진행된 상태예요.

작업하면서 앨범에 대한 애정이 생겼나.
이: 확실히 그런 거 같아요. EP 이상의 앨범을 냈을 때, 애정도가 싱글과 엄청 차이가 나요.

홍: 저는 EP를 처음 만들면서 싱글 만들 때보다 훨씬 재미를 느꼈고, 보람을 느꼈어요. 더 이뤄갈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긴 거 같아요. 그래서 앨범에 정말 애정을 품고 있어서, 지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고집하고 싶어요. 그 정도로 앨범이 좋아요.

코로나 영향은 어떤가.
이: 좋은 점이라면 앨범 작업 시간이 단축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취소된 공연을 못 해서 아쉽기도 하고. 반반인 것 같아요.

살면서 가장 좋아하는 앨범 한 장씩만 얘기해달라.
홍: 넬(Nell)의 [Healing Process](2006)요. 집에서 편하게 있을 때 가장 많이 들었고요. 뭔가 곡을 만들려고 시작할 때도 많이 듣게 되고요. 그냥 언제나, 넬의 음악은 많이 듣게 되는, 계속해서 듣고 싶은, 되게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 라디오헤드(Radiohead)의 [OK Computer](1997)요. 옛날부터 유명한 앨범이지만, 다들 유명하다고 했을 때 잘 안 들어봤거든요. 최근에 어쩌다 듣게 됐는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게 됐어요.

박: 검정치마의 [Thirsty](2019)요. 오래된 앨범은 아니지만, 제가 앨범 단위로 아티스트로 많이 듣는데, 이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감상하면서 가사도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고, 사운드도 되게 뭔가 저희 팀이 원하는 걸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되게 많이 배웠어요. 최근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앨범 같아요.

어떤 무대에 서고 싶은가.
이: 사실 페스티벌보다는, 단독 공연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연출을 진짜 멋있게 할 수 있는 무대가 제일 원하는 공연이에요.

현재 밴드로써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이: 완전히 만족할 앨범이나 앨범 단위를 내는 거였는데, 거기에 경제적인 것들이 겹치게 되잖아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을 안 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인터뷰: 이경준, 이종민

About 이종민 (73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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