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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ju(우주): 선데이서울 Ep.3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대한민국도 싱글 중심의 시장이 정착되면서, 매년 좋은 싱글을 발표하는 신인들이 자주 등장 중이다. 그러나 이 뮤지션들의 ‘후속’을 기다리는 일은 굉장한 인내심이 소요된다. 음원을 등록하여 공식적인 등장을 알렸음에도, 음악 활동의 지속성을 선보이는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주(uju)의 행보는 모범사례이자 표본으로 삼고 싶을 만큼 올바르다. 그녀는 2017년부터 1년 주기로 2~3장의 싱글을 발표한 뒤, 이 곡들을 모아 총 5곡으로 매년 [선데이서울]이란 EP 시리즈를 내고 있다. 벌써 만 3년째, 2020년에도 세 번째 EP를 완성했다.

성실한 자세가 ‘훌륭한 결과’를 담보하진 않지만, 어떤 일이든 작업의 집중과 연속성은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데 높은 확률로 기여한다. 우주의 음악도 그 통계에 충분히 응답하는데, [선데이서울 EP.1](2017)이 몸풀기 수준이었다면, [선데이서울 Ep.2](2019)부터는 놀라운 음향을 펼쳐내기 시작했다. 시기적으로 시티팝에 대한 대중음악 씬의 집중이 올라간 시점과 맞물려 ‘선데이서울’의 시티팝도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선데이서울 Ep.2] 이후 딱 1년 만에 등장한 [선데이서울 Ep.3](2020) 역시 궤도에 오른 뮤지션의 역량이 훌륭하게 펼쳐진 미니 앨범이다. 작년 7월에 공개하여 ‘우주표 멜로디’의 정점을 선보인 ‘미운 사람만 가득한 이 도시에도’는 물론이고 신곡 ‘Metro 88’과 ‘그대만의 것이니까요’ 등 수록된 4곡이 세련된 시티팝 사운드를 들려준다.

밴드 구성으로 접근한 편곡도 훌륭하지만, 그녀의 음악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건 선율이다. 해당 스타일에 도전한 대부분의 뮤지션이 레트로에 가까운 향수의 편곡을 선보이지만, 과거만큼 중독성 짙은 멜로디를 선보이는 일은 드물었다. 결국 옛날 감성에 취하고 싶어도 취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우주는 다르다. 그녀가 인디 씬에 몸담고 있음에도 ‘미운 사람만 가득한 이 도시에도’, ‘내 맘을 담을 거예요’가 지닌 파괴력은 어느 메인스트림의 히트곡과 견주어도 손색없다. 제목 역시 서정적인 단어를 조합해내면서 복고를 넘어 ‘우리가 왜 시티팝을 사랑했는지’에 대한 근본을 정확히 캐치한다.

이런 장점은 마지막 트랙에서 더욱 빛난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만을 동원하여 단 하나의 기타 코드로 완성한 ‘언제가 가을은 사라질까요? (feat.허세과)’는 그간 그녀가 내놓은 곡 중 가장 단출하지만, 매력을 잃지 않는다. 소절부터 후렴까지 이어진 자연스러운 멜로디의 힘이 4분 42초를 지루하지 않게 이끈 것이다.

지속적인 EP 발매로 정규 앨범에 대한 호흡을 느끼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 그러나 현재의 작업 속도를 고려했을 때, 우주가 만들어낸 발매 주기가 인색하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다. 정규 앨범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좋은 음악을 성실히 발표하는 것이니까.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린 이런 뮤지션에게 더 많은 박수와 응원을 보내야 한다.

3.5 out of 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72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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